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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되자, 샤넬백이 줄줄이 사라졌다… 압류품 공매장 가보니

출처 :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3/09/14/VQAK5TTIRVD6FBDTPMBW754QVI/?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현장르포]4년만의 세금 체납자 압류품 공매
코로나 기간 명품 수요 폭발에 낙찰률 97%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수동산 공개 매각을 찾은 시민들이 공매로 나온 물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넌 그 가방 얼마에 할 거야?”

13일 오전 일산 킨텍스 실내 커피숍에서 한 중년여성이 일행에게 물었다. 질문을 받은 여성은, 주위에 바글거리는 사람들의 눈치를 슬쩍 살피곤, 웅얼거리듯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금액은 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질문을 던졌던 여성이 말했다.

“그래? 그럼 나는 그거보다 높게 써야겠네?”

대답했던 여성의 목소리가 커졌다.

“야, 네가 지금 나랑 경쟁하자는 거야?”

절친 사이도 살벌하게 만드는 이곳은 ‘2023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 행사가 열린 킨텍스 제1전시장 그랜드볼룸이다.

경기도는 이날 이곳에서 경북·전북·제주 등 다른 시도와 공동으로 ‘지방세 고액 체납자’ 165명의 가택 수색을 통해 압류한 물품 772점을 합동으로 공개 매각했다. 

이들의 총 체납액은 56억8900만원이다.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는 전국에서 경기도만 실시하고 있으며, 코로나 사태로 지난 3년간 열리지 않다가 올해 재개됐다.

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진행된 '2023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부터 순금 팔찌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가영 기자
 
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진행된 '2023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부터 순금 팔찌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가영 기자

행사가 시작된 오전 9시부터 사람들이 몰렸다. 행사장에선 각종 고가·사치품이 남색 천으로 덮힌 탁자 위에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백화점에선 ‘오픈런’을 해도 구하기 어렵다는 1400만원대 샤넬 클래식 가방부터, 2300만원짜리 IWC 포르투기저 시계,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로얄살루트 38년산 등.

참여 방식은 경매다. 4시간 동안 자유롭게 입찰할 수 있으며 물건별로 가장 높은 가격을 쓰는 사람이 낙찰된다. 전문 감정업체가 정해놓은 ‘감정가격’이 하한선이다.

이 하한선은 즉석에서 검색해본 온라인 중고시장 가격보다 훨씬 낮았다. 예컨대 24K순금 골드바 50g짜리는 감정가격이 333만원이었는데, 인터넷 최저가는 485만원이었다. 

1995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시판됐던 오메가 씨마스터 1세대 시계는 중고 시장 가격이 200만~300만원에 형성돼 있었는데, 여기선 최저입찰가가 90만원이었다. 

샤넬 클래식 가방은 170만원에, IWC 시계는 270만원, 타이틀리스트 골프채 풀세트는 55만원에 나와 있었다.

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2023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2023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기자도 데스크의 지시로 인생 첫 경매에 참여했다. 회식 때 마실 위스키였다. 백화점 가격은 30만원, 기내 면세가는 18만원인 제품인데, 최저입찰가가 10만원이었다. 

처음에 “10만200원을 써내라”고 지시했던 데스크는, 현장 분위기를 전화로 보고받더니 ‘11만2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하지만 ‘베테랑’으로 보이는 꽤 많은 참가자들은, 기자와 달리 해당 물건의 원래 가격은 물론 중고 시세까지 정확히 꿰고 있었고, 그걸 바탕으로 입찰 가격을 결정했다. 

불안한 마음을 달래다, 옆에서 명품으로 몸을 치장하곤 여유로운 표정으로 기다리던 여성 정모(60)씨에게 “OOOO OOOO 위스키에 11만원을 적어냈는데, 어떨까요?”라고 물어봤다.

정씨가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며 이렇게 답했다.

“아가씨. 이건 아파트 당첨이랑 똑같아. 좋은 물건은 경쟁이 세서 운에 맡겨야 해.”

마음이 편안해졌다.

입찰 마감 시간인 오후 1시가 다가오자 관람객들은 더욱 늘어났다.

인기 물건 앞은 사람들로 북적여 어떤 물건이 놓였는지 인파를 비집고 가까이 가지 않으면 보기 어려웠지만, 모인 사람들의 성별과 연령으로 예측은 가능했다. 

여성들이 모인 곳에는 샤넬이나 루이비통 가방이 있었다. 남성들은 시계나 골프채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온라인에서 보고 현장에 왔던 오메가 시계가 여성용이라는 걸 알고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리는 남자들이 꽤 있었다.

 

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진행된 '2023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에서 한 관람객이 IWC 시계를 살펴보고 있다. /이가영 기자
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진행된 '2023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에서 한 관람객이 IWC 시계를 살펴보고 있다. /이가영 기자

남녀노소를 떠나 발걸음을 멈추고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을 찍는 곳도 있었다. 이날 행사에 나온 상품 중 가장 고가였던 5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와 500만원짜리 순금 팔찌가 있는 장소였다. 이곳을 지나던 관람객은 “역시 보는 눈은 다들 똑같다”며 “여기 있는 것들은 당장 금은방에 팔아도 남는 장사일 것”이라고 했다.

이번 행사는 소위 ‘대박’이 났다. 경기도는 당초 1500명 정도가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총 2500명이 입찰에 참여했고, 772회의 입찰에 참가한 연인원은 2만5000명이었다.

대망의 3시. 운명의 결과발표 시간이 다가오면서 그랜드볼룸장 앞은 설렘 반, 기대 반의 표정을 가진 이들이 모여들었다. 

그런데 관람객들 사이에서 “이미 발표가 된 것 같다. 먼저 가방을 가져가는 사람을 봤다”는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양해를 구해 먼저 행사장으로 들어갔더니 진짜 진열대 여러곳이 비어있었다. 

주로 샤넬 가방들이 놓여있던 자리였다.

금방 의문이 풀렸다. ‘배우자 우선 매수’ 제도였다. 차형수 고양시청 징수과장은 “아무리 체납자라도 결혼기념일이나 아이의 돌반지처럼 평생 간직할 만한 물품에는 낙찰받을 수 있는 우선권을 준다”며 “대신 최고 입찰가를 납부하고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 행사에서 압류한 양주가 공개 전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 행사에서 압류한 양주가 공개 전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이후 낙찰자들의 물품 수령이 시작됐다. 이번 경매에서는 772점 가운데 97%인 749점이 주인을 찾아갔다. 

이전 현장 경매에서 20~30%는 유찰됐던 것과 달리 흥행을 이뤘다. 코로나 기간 세계적으로 명품 소비가 급증하면서 품귀 현상까지 빚어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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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낙찰가도 올라갔다. 통상 감정가의 150%선에서 낙찰가가 결정되면 높게 책정됐다고 평가받지만, 이번에는 2배 넘는 가격에 낙찰된 상품이 많았다. 

IWC 시계는 499만원, 루이비통 가방 349만원, 골드바 427만원 등이었다. 772점의 감정가액은 3억400만원이었고, 총 낙찰금액은 4억5900만원이다. 

차형수 과장은 “전체 체납액에 비해서는 적은 액수지만 체납자들에게 언제든지 우리가 가택을 수색해서 세금을 환수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시 입장에서는 열악한 재정에 보탬이 된다”고 했다.

낙찰받은 이들의 표정은 갈렸다. 구찌 가방을 낙찰받은 여성은 “낡았지만, 요즘에는 구하기 힘든 빈티지한 가방”이라며 활짝 웃었다. 

반면, 시계를 낙찰받은 남성은 “15만원 하려고 했는데 실수로 25만원을 넣었다”며 아쉬워했다.

마냥 즐거운 어르신도 있었다. 일산에서 온 장모(70)씨는 “악덕 체납자들에게서 뺏은 물건이니까, 

품질은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친구와 와봤는데 가격도 싸서 여러 물품에 입찰했다”며 “내가 비싸게 사주면 나라 살림에도 좋은 것 아니냐”고 했다.

아, 그리고 혹시나 궁금해 할 분들을 위해 기자의 위스키 낙찰 결과를 공개한다.

2023년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 낙찰정보 사이트. 기자가 첫 경매에 참여한 물품은 배우자 우선 매수(빨간색 네모)로 결론 났다. /이가영 기자
 
2023년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 낙찰정보 사이트. 기자가 첫 경매에 참여한 물품은 배우자 우선 매수(빨간색 네모)로 결론 났다. /이가영 기자
체납자의 아내 또는 남편이 집어갔다. 
[이 게시물은 라올스님에 의해 2023-09-26 11:31:31 공매현황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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