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에서 글로벌 명품 매장인 루이비통을 유치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샤넬과 루이비통은 품에 안았지만, 에르메스와는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가 이달 1일부터 교체된 가운데,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신라·신세계·현대백의 명품 매장 유치전이 완료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루이비통 유치의 마무리 단계다. 신세계는 DF4 구역(패션·잡화)을 획득했는데, 2터미널에는 이 구역에 복층 구조의 듀플렉스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루이비통은 2터미널 신세계 구역에 위치한 듀플렉스 매장에 입점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가 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데, 루이비통은 애초에 신세계 구역을 점찍어왔다”고 설명했다.

당초 루이비통은 2011년 전 세계 공항면세점 중에는 가장 처음으로 인천공항에 입점한 바 있다. 이후 제1여객터미널에서는 줄곧 매장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2터미널에 문을 연 다른 3대 명품 브랜드인 샤넬과 에르메스와는 달리, 루이비통은 1터미널에서만 매장을 열었다. 이번에 신세계와 손잡으면 2018년 문을 연 2터미널에도 매장을 추가하는 셈이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제주와 부산 등 국내 시내면세점에서 줄줄이 철수하고 서울의 시내면세점 4곳에서만 매장을 운영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효율화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공항면세점이 면세업계 전체 매출의 10% 안팎 수준에 그치지만, 최근에는 단체관광보다는 개별여행객(FIT) 증가하면서 공항 면세점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반면 인천공항 2터미널의 DF5 구역을 따낸 현대백화점은 해당 구역에서 매장을 운영해온 에르메스와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샤넬과 루이비통 등과의 협상을 마무리해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완성이 목전에 있었지만,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이 시내면세점에도 에르메스 입점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시내면세점의 경쟁력 확보를 꾀했지만, 에르메스 입장과 달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라면세점은 1터미널에 에르메스, 2터미널에 샤넬 매장 유치에 성공했다. 앞서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 DF1·3구역의 신규 면세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은 이달 1일부터 신규 사업을 본격 시작했지만, 이달은 준비가 끝난 일부 매장만 영업을 시작했고, 올해 말까지 모든 작업을 완료해 내년에는 그랜드 오픈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인천공항 면세 입찰전에 고배를 마신 롯데면세점은 이달부터 주류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이 분야에 올인하고 있다. 위스키, 와인·샴페인, 브랜디·코냑, 스피리츠 등 카테고리별로 4개의 주류 전문관과 베스트상품인 조니워커,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글렌피딕 4개의 위스키관을 운영하고 있다. 공항보다 더 큰 ‘롯데면세권’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5~20% 할인율을 적용해 저렴하게 주류를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