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오는 7월부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전통의 3대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브랜드를 모두 입점시킨다. 그간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 매출 1위인 판교점에서도 ‘에·루·샤’ 중 두개 브랜드만 입점시킨 상태다. 이에따라 인천공항을 필두로 명품 브랜드 유치에 힘쓰는 한편 프리미엄 이미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판교점에 샤넬, 더현대 서울에 루이비통의 올해 입점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7월1일부터 상반기에 신규 입찰을 따낸 인천국제공항 DF5 구역에서 면세 사업을 펼친다. DF5구역에는 아직 계약이 만료되지 않은 루이비통과 에르메스가 입점해있다. 1터미널에 루이비통, 2터미널에 에르메스다. 현대백화점은 이들 브랜드가 이 구역에서 영업을 계속 진행하는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협상이 8부 능선 수준까지 진행됐고, 특이사항이 없으면 현대백화점이 두 브랜드를 모두 계속 운영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루이비통이 입점해있는 1터미널 DF5 구역은 탑승수속을 마치고 나온 뒤 바로 만나는 정중앙에 위치해 자리가 좋다”고 밝혔다.

이들 브랜드를 계속 운영하게 하기 위한 총알도 마련해뒀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5월 면세점이 발행하는 신주 200만주를 주당 5만원에 전량 인수하면서 1000억원을 출자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면세점 DF5 구역의 사업 운영을 위한 목적”이라고 출자 이유를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기존에 운영 중인 1터미널 DF7 구역의 인천공항점에서 샤넬 부티크 매장을 입점시킨 바 있다. 샤넬 부티크 매장에서는 의류·핸드백·슈즈·커스텀 주얼리·아이웨어·시계·주얼리 상품 등을 판매 중이다.

현대백화점이 기존의 샤넬과 함께 에르메스와 루이비통까지 품게 되면, 현대백화점은 ‘에·루·샤’를 모두 품은 두번째 인천공항면세점이 된다. 직전까지는 신세계면세점이 2터미널에서 샤넬, 1터미널에서 에르메스·루이비통을 운영해왔다.

현대백화점그룹 입장에선 지난해 매출 1위인 판교점에도 아직 샤넬이 입점해있지 않은 상태라, 인천공항면세점은 세 곳의 브랜드를 모두 유치한 첫번째 그룹 내 점포가 된다.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입점 여부에 대해 현대백화점 측은 “현재 브랜드랑 협의 중인 부분이고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엔데믹과 경기침체가 겹치며 백화점의 명품 수요가 줄었지만, 여전히 에루샤는 매출 증가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입점 여부 자체가 실적을 좌우해 그해 농사를 가늠하는 척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불황이 오면 소비가 양극화되지만, 명품은 그나마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상품이기도 하다. 중국 보따리상(따이궁) 수수료를 줄이며, 매출이 급감한 면세업계 입장에서는 명품 유치가 곧 실적으로 바뀐다는 기대도 크다.

그간 경쟁사에 비해 명품 입점 유치가 수월하지 않았던 현대백화점은 인천공항 입점이 순조롭게 완료되면, 판교점에 샤넬과 더현대서울의 루이비통 등 입점에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경기권 최대 에르메스 매장 문을 연 판교점에는 샤넬 입점을 협의중이다.

올해 3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과의 만남 이후 그간 에루샤 브랜드가 하나도 없던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도 올해 루이비통 입점을 논의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대목의 올 겨울 내로 입점을 완료하기 위해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