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해외 명품 패딩 구매대행’ 홍보…피해자 63명에 피해액 2억원
‘배송지연’·‘오배송’ 변명에 “상품 출고됐다” 가짜 송장 번호 전달하기도
업자, 돌연 사이트 폐쇄 후 잠적…50여명 피해자들, 경찰에 고소장 접수

프랑스 명품 브랜드의 패딩을 정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며 ‘해외 구매대행’을 자처한 사업자가 수억원 대의 돈을 받고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업자는 피해자들에게 “배송이 늦어진다”, “오배송됐다”라고 말을 바꾸는가 하면 “상품이 출고됐다”며 가짜 송장 번호를 알려줬으며, 이에 이상함을 느낀 피해자들이 항의하자 별다른 안내 없이 사이트를 폐쇄하고 돌연 잠적했다. 

이로 인해 상품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63명에 달하며 피해 금액은 2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A씨는 지난 9월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해외 명품 M 브랜드 패딩 구매대행을 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정가 300만원 정도의 상품을 100만원에서 2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는 글이었다. 

포털 검색을 통해 A씨의 블로그 게시물을 본 피해자들은 A씨의 계좌로 수백만 원가량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피해액은 상품 가격에 따라 최소 100만원대에서 2벌 이상 구매한 경우 500만원대 중반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을 받지 못한 구매자만 63명에 달하며 피해 금액은 2억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명품 패션 커뮤니티에는 같은 피해 사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해외 상품의 경우 관세나 배송비, 복잡한 주문 절차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해외 구매대행을 전문적으로 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구매대행이 이뤄지는 네이버 블로그에는 ‘해외 구매대행’으로 검색되는 블로그 수만 2800여개다. 

보통 구매대행을 하는 블로그 내 상품설명 게시글에 비밀 댓글로 문의를 하면, 블로그 운영자가 입금 및 배송 상황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피해자들은 실제 구매대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 같은 A씨의 블로그를 보고 의심 없이 돈을 송금했다. 

피해자 B씨는 “전에도 해외 구매대행을 통해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어 별다른 의심 없이 거래했다”며 “(A씨의 블로그) 게시물에는 ‘100% 정품’ 등 상세 설명이 적혀 있었고, 댓글 개수도 많아 신뢰가 갔다”라고 말했다. 

당시 A씨는 사업자등록증과 연락처를 제시하며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피해자들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부터 거래한 피해자들에게 “배송이 늦어진다”, “오배송됐다”라며 말을 바꿨다. 일부 피해자들에게는 “상품이 출고됐다”며 가짜 송장 번호를 알려주기도 했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피해자들이 항의하자 A씨는 지난달 22일 돌연 블로그를 폐쇄하고 연락을 끊었다. 

피해자들은 명품 패션 커뮤니티를 통해 피해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피해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확인된 피해자는 63명으로 이중 50여명은 경찰청에 고소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