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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나봐"에도 611만→1180만원…샤넬이 노리는건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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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도해도 너무한 거 아냐” “정말 미쳤나봐”


지난 3일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이 또다시 가격을 올리자 소비자들은 믿을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샤넬은 1년 남짓한 사이 제품별로 무려 6차례 가격을 올렸다. 이제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클래식 플랩백’은 가로 23㎝, 세로 14.5cm짜리 가장 작은 가방도 1000만원이 넘는다. 샤넬만이 아니다. 1월 롤렉스·에르메스·디올·버버리·티파니에 이어 2월에는 프라다·루이비통·구찌 등이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인상폭도 대부분 두 자릿수 이상이다. 도대체 명품들은 왜 이렇게 가격을 올리는 걸까.

지난 3일 명품 브랜드 '샤넬'이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5% 올렸다. 지난 1월 일부 제품 가격을 17%까지 올린데 이어 올들어서만 두 번째다. 연합뉴스

지난 3일 명품 브랜드 '샤넬'이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5% 올렸다. 지난 1월 일부 제품 가격을 17%까지 올린데 이어 올들어서만 두 번째다. 연합뉴스

◇ 실적 구멍, 가격 올려 막았다 

오랜 역사와 전통, 영감이 가득한 작품. 명품들이 홍보하는 언어는 우아하기 그지없지만 어쨌든 명품도 기업이 파는 상품이다. 수익 창출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명품 기업들은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명품 큰손’인 중국인들만 해도 2019년 명품의 70%를 미국과 유럽에서 사 갔는데,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판매가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생산 공장과 물류가 멈추면서 공급도 차질을 빚었다. 샤넬은 2020년 매출이 18%, 영업이익은 무려 41% 급감했다. 루이비통이 속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과 구찌가 있는 케링그룹도 각각 16%씩 매출이 빠졌다. 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구찌가 속한 케링그룹의 장 마르크 듀플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열린 실적 설명회에서 "그룹 내 브랜드들이 가진 경쟁력을 감안하면 2022년에 가격을 더 올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구찌가 속한 케링그룹의 장 마르크 듀플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열린 실적 설명회에서 "그룹 내 브랜드들이 가진 경쟁력을 감안하면 2022년에 가격을 더 올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실제 가격을 올리고 미국·중국·한국 등에서 수요까지 살아나면서 대형 명품 기업들은 빠르게 실적이 좋아졌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베인앤컴퍼니는 지난해 글로벌 명품 판매액이 약 2830억 유로(약 381조원)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 돈도 벌고 몸값도 올리고

기업이 이윤을 더 얻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더 팔거나, 비싸게 팔거나. 명품들은 후자를 선택했다. 일례로 샤넬백 가격이 500만원이고, 이 중 생산비용이 약 30%인 150만원이라면 가방 한 개를 팔아 350만원을 남긴다. 그런데 가격을 1000만원으로 올리면 생산비용이 같을 경우 수익이 단번에 850만원으로, 500만원 짜리 가방을 두 개 파는 것보다 커진다. 마진율도 70%에서 85%로 뛴다. 투자자 입장에선 더 없이 매력적인 기업이다. 이윤이 커지고 주가가 오르면 샤넬은 임직원의 보수를 높이고 품질을 향상시키고 마케팅을 하는 등 더 많은 곳에 돈을 쓸 수 있다.

샤넬의 미니백들. 각각 200만~300만원대인데 크기는 가로·세로 10cm 안팎이다.[사진 샤넬홈페이지]

샤넬의 미니백들. 각각 200만~300만원대인데 크기는 가로·세로 10cm 안팎이다.[사진 샤넬홈페이지]

더불어 대표 상품군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리면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 가격대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샤넬의 클래식 플랩백이 1000만원인데 다른 샤넬 상품이 300만~500만원이라면 ‘저 정도면 저렴하네’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런 느낌을 ‘합리적’이라고 여긴 소비자들은 특정 계절마다 나오는 ‘시즈널 상품’이나 카드지갑 등 상대적 가격대가 낮은 상품에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기업 입장에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 가장 두려운 말 “야, 너도 샤넬?”

샤넬 가격이 2년 전과 같았다면 지금쯤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샤넬을 샀을까. 하지만 명품 입장에선 제품이 시장에 넘쳐나는 게 달갑지 않다. 사치품의 기본 특성인 ‘희소성’에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루이비통도 1990년대 후반 일부 가방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길거리에서 3초에 한 번씩 보이는 ‘3초백’이란 별명을 갖게 됐다.

지난해 12월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을 찾은 시민들이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을 찾은 시민들이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실제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 증가, 중고판매(리셀) 시장 활성화 등으로 샤넬백 구매가 급증하자 일부 부유층에선 ‘누구나 다 드는 샤넬백은 들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뚜렷해졌다. 20년 넘게 샤넬의 고객이라는 임미영(가명·43)씨는 “길바닥에서 장사진을 치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는 샤넬 매장에 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이제 샤넬하면 재테크나 오픈런(물건을 사려고 매장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는 행위)만 떠오른다”고 말했다.
결국 명품들은 가격을 계속 올리며 ‘이 정도 가격이면 나도 살 수 있겠다’ 싶은 고객들을 정리해나간다. 업계에선 샤넬의 가격 인상 정책을 ‘에르메스 따라하기’전략으로 본다. 웬만큼 여유가 있어서는 쉽게 살 수 없는, ‘슈퍼리치’를 위한 브랜드가 되겠단 전략이다.

◇ ‘슈퍼 그들’이 있다

국내 기준으로 샤넬 클래식 플랩백 미디엄 사이즈는 2012년 611만원에서 현재 1180만원으로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93%) 올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가 14.7% 올랐으니 물가보다 6배 이상 높은 상승률이다. 이런 ‘로켓 인상’이 가능한 건 샤넬이 바라보는 소비자가 물가를 걱정하는 소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합리적인 가격을 지향하는 ‘대중적 명품’의 경우 불황기에는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함부로 가격을 올리기 어렵다. 반면 에르메스·샤넬 같은 이른바 ‘절대명품(Absolute)’은 초부유층 고객이 대상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상대적으로 쉽다. 최근 명품들이 중국에 공들이는 것도 중국의 슈퍼리치 MZ세대 소비층을 잡기 위해서다.

글로벌 부동산기업 나이트프랭크에 따르면 재산이 3000만 달러(약 370억원) 이상인 슈퍼리치는 2020년 기준 미국이 약 18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증가속도는 중국이 훨씬 빠르다. 중국의 슈퍼리치는 2025년 1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베인앤컴퍼니도 2025년이면 중국이 세계 명품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1위 명품 시장이 된다고 전망했다. 이들 슈퍼리치가 있는 한 명품 가격은 계속 오를 수 있다.

◇ 계속 올릴 수 있을까

“앞으로 2년 동안 가격을 50% 올릴 수 있을까요?” 글로벌 금융그룹 제프리스의 플라비오세레다 파리니 연구원은 샤넬 가격인상 직후인 지난 4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문한 뒤 “모르겠네요(I don’t know)”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세계 명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지만, 명품들이 지금처럼 공격적으로 계속 가격을 올릴지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지난달 중국하이난성의 한 면세 매장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면세특구로 지정된 하이난 지역에선 지난해 672만명의 중국인들이 약 9조5000억원(495억 위안) 의 면세품을 구입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중국하이난성의 한 면세 매장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면세특구로 지정된 하이난 지역에선 지난해 672만명의 중국인들이 약 9조5000억원(495억 위안) 의 면세품을 구입했다. 연합뉴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종식 이후 해외여행 재개 등으로 전반적인 명품 지출이 줄어들 수 있고, 명품 판매를 좌지우지하는 중국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부진하기 때문이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낮은 경제성장률 목표치(5.5%), 부동산 경기 침체, 사회주의를 강화하는 ‘공동번영’ 정책 등을 언급하며 올해 중국 명품 시장 성장률을 13.5%에서 9%로 낮췄다. 실제 2010~2014년 중국 경제 호황기가 끝나자 수많은 명품이 판매 부진에 못 이겨 가격을 내렸다. 심지어 샤넬도 주요 제품 가격을 20% 내리고 할인 판매에 나섰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물질적인 ‘소유’보다 여행·경험·건강·자기계발 등 무형적인 요소에 가치를 두는 문화가 확산하는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투자기업 번스타인의 루카 솔카 연구원은 “만약 가격을 계속 이렇게 빠르게 올린다면 명품 브랜드들은 ‘고통스러운 조정(painful correction)’을 해야 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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